[] 헤이리행사 (기타 경연대회) 후기
| 2010-10-06 19:05:51

헤이리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나서 이번 행사를 주관하였던 예츠플래닛의 대표께서

모 기타 동호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소개합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기타페스티벌을 강행하기로 결정하고는 오랫동안 찾지않았던 하나님도 찾아보았습니다.
각지방에서 올라온 출전자들과 축하공연자들.. 그리고 관객까지..
모두가 또렷히 머리속에 떠올라 밤새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번이나 후회하고 또 후회했습니다.
차라리 행사를 연기했어야 했던건가....


아침일찍 자유로를 올라타고 하늘을 보다가, 남쪽으로 몰려가는 먹구름에 희망의 빛을 예감하며
헤이리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는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페스티벌은 끝이 나 있었습니다.
사실 그나마 비가 적게와서 다행이었습니다.
어쩌면 빗속에서의 기타소리는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음향콘솔박스 뒤에서 담배를 한모금하며 긴장을 풀고는
천막안에 따뜻하게 모여앉은 아르페지오 연주자들과 카페 식구들을 바라봤습니다.
어린시절 한참 기타를 치던때가 생각이났습니다.
시간이 없는것도 아니고,
또 시간이 필요한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정이 없어진것이고,
큰 열정이 아니라도 작은 열정의 씨앗만이라도 있으면
되는일이라는것을 느꼈습니다.


수려하게 울려퍼지는 클래식기타소리보다
파이프라인을 치며 어깨를 들썩이고 있는 술타의 뒷모습이 더 수려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연주를 즐기시는 아르페지오 연주팀의 모습과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카페 회원분들의 아우성~~


어쩌면
헤이리에서 잃었던 길을 찾은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카에게 줘버린 클래식기타가 새삼 보고싶고 만지고 싶어졌으니까요...


감사했습니다.
정말로 기분좋은 축하공연이었습니다.
어쩌면 비오는 헤이리 늦은 밤에
저처럼 잃었던 길을 되찾은이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흥분감이 돌면서 눈물이 울컥해졌습니다.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보다는 이 말을 꼭하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행복한 한순간이었다고 말입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스탶이 아니라
기타를 사랑하는 본래의 내 모습이 더이상 낮설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입니다.


조만간 시간 맞는분들만이라도 소주한잔 하겠습니다.
어쩌면 그때는 진짜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싫지만은 않군요!